진료 과목

음부신경통

1음부신경통이란

"검사는 다 정상이래요. 그런데 앉으면 아파요." 이 병으로 오시는 분들 말씀이 거의 같습니다. 회사 의자에 앉은 지 30분이면 회음부가 화끈거리고, 운전석에서는 방석을 두 개 겹쳐도 찌릿합니다.

병명을 듣기까지가 가장 오래 걸립니다. 전립선염 약을 먹고, 방광염 약을 먹고, 산부인과에서 질염 치료를 받습니다. 그래도 그대로여서 몇 년을 돌다가 "음부신경통"이라는 이름을 듣습니다. 그리고 한마디가 따라옵니다. "낫는 병이 아니니 평생 조절하며 살아야 합니다." 이 말을 전하시다 울컥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음부신경은 꼬리뼈 옆에서 나와 회음부, 항문 주변, 외음부, 요도 끝까지 느낌을 전하는 신경입니다. 이 신경이 예민해지면 그 길목 전체가 아픕니다. 조직은 멀쩡한데 통증만 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회음부가 고장 난 게 아닙니다. 통증을 울리는 쪽이 고장 난 겁니다.

2왜 자꾸 되돌아오나

집 화재경보기는 불이 났을 때만 울려야 합니다. 이 경보기가 고장 나면 라면 끓이는 김에도 울립니다. 통증도 몸의 경보기입니다. 다쳤을 때만 울려야 하는데, 예민해진 경보기는 의자에 앉는 것, 속옷이 스치는 것에도 "다쳤다"고 울립니다. 회음부는 경보가 울리는 자리일 뿐입니다.

항우울제, 리리카 같은 신경통 약, 신경차단술. 이 치료는 경보 소리를 줄입니다. 소리가 줄면 신경이 쉴 시간을 벌 수 있으니 필요한 치료입니다. 다만 약을 끊으면 경보기는 그대로라 다시 울립니다. 약이 나쁜 게 아니라, 약이 하는 일이 거기까지입니다.

경보기를 예민하게 만든 건 몸의 긴장입니다. 이분들 몸을 들어 보면 잠이 얕고, 소화가 안 되고, 어깨가 굳어 있고, 손발이 찹니다. 통증이 오래되면 몸은 더 긴장하고, 긴장한 몸에서는 신경이 쉴 수가 없습니다. 신경이 스스로 회복할 힘을 잃는 자리가 여기입니다.

예민한 성격이라서 아픈 게 아닙니다.
말 못 할 자리라 오래 참으셨고, 오래 아프니 예민해진 겁니다. 아픈 게 먼저였어요.

3증상

  • 앉으면 심해집니다 — 의자에 앉은 지 30분을 못 넘기고, 서거나 누우면 덜합니다.
  • 화끈거림, 찌릿함, 바늘로 콕콕 쑤시는 느낌 —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고춧가루를 뿌린 듯 따가운 느낌으로도 말씀하십니다.
  • 속옷이 닿기만 해도 아픕니다 — 상처는 없는데 스치는 것마다 통증으로 옵니다.
  • 변기에 앉으면 오히려 덜합니다 — 신경이 눌리지 않는 자세라서요.
  • 소변·배변이 함께 불편합니다 — 잔뇨감, 요도 끝이 조이는 느낌, 관계 때 통증이 같이 오기도 합니다.

4먼저 확인하는 것

회음부 통증을 내는 병은 음부신경통만이 아닙니다. 아직 아래 검사를 받지 않으셨다면 그것부터 하셔야 합니다. 균이나 염증이 나오면 그 치료가 먼저고, 신경이 실제로 눌린 자리가 보이면 신경차단술이나 수술이 맞습니다. 다 확인했는데 "이상 없음"이라면, 그때부터가 제가 시간을 쓰는 자리입니다.

만성전립선염 · 만성방광염 비뇨기과에서 소변 검사와 전립선 검사를 받습니다. 균이 있으면 항생제가 먼저입니다.
간질성방광염 · 방광통증증후군 소변이 찰 때 아프고 비우면 편해진다면 방광 쪽입니다. 방광 내시경으로 가립니다.
질염 · 외음부 질환 산부인과 진찰로 눈에 보이는 염증과 피부 병변을 먼저 걷어냅니다.
허리 디스크 · 꼬리뼈 문제 허리에서 내려오는 신경이 비슷한 통증을 만듭니다. 신경과·통증의학과에서 MRI로 확인합니다.

5치료 방향

신경통 약과 신경차단술은 신경이 쉴 시간을 벌어 주는 치료입니다. 그 시간이 필요한 분이 분명히 있고, 드시고 있다면 임의로 끊지 않습니다. 다만 소리를 줄이는 동안 경보기 자체는 그대로입니다. 저는 그 경보기를 손봅니다.

  • 한약 — 오직 이 병을 겨냥한 한약입니다. 보약이 아닙니다. 몸의 긴장을 풀어 신경이 쉴 수 있는 몸을 만듭니다. 2주 단위로 몸의 변화를 듣고 처방을 고칩니다.
  • 침 치료 — 신경이 지나는 길목, 골반 바닥과 엉덩이 근육의 긴장을 풉니다.
  • 생활 — 앉는 시간, 방석, 자전거처럼 신경을 누르는 일을 하나씩 정리합니다.

목표는 회의 한 시간을 앉아서 버티는 게 아니라, 앉아 있다는 사실을 잊는 하루입니다. 첫 진료에 1시간을 씁니다. 어떤 자세에서 아픈지, 잠은 몇 시간 자는지, 소화와 대소변은 어떤지 다 듣습니다. 그래야 경보기를 예민하게 만든 자리가 보이거든요. 처방을 정해 두고 시작하지 않습니다. 보통 6~8개월을 잡고, 기간과 비용은 첫날 말씀드립니다. 한약으로 어려운 몸이면 그것도 첫날 말씀드립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검사에서 균, 염증, 눌린 자리를 먼저 걷어냅니다. 다 정상인데 앉으면 아프다면 경보기를 의심합니다. 제가 쓴 칼럼과 영상을 먼저 보시고 오셔도 늦지 않습니다.

6자주 묻는 질문

평생 조절하며 살라는데, 정말 좋아지나요?

"완치"라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대신 어디까지 가는지를 말씀드립니다. 약을 줄여도 경보기가 울리지 않는 자리까지. 거기까지 몇 달이 걸리는지, 한약으로 갈 수 있는 몸인지는 첫날 판단해서 말씀드립니다.

리리카나 항우울제를 먹고 있는데 같이 치료해도 되나요?

됩니다. 복용 중인 약을 확인하고 겹치지 않게 처방합니다. 임의로 끊으면 통증이 확 올라오는 분이 있어, 줄이는 시점은 함께 정합니다.

정신과에 가 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마음의 병인가요?

아닙니다. 통증은 실제로 있습니다. 다만 오래 아프면 잠이 얕아지고 몸이 굳고, 그 몸이 경보기를 더 예민하게 만듭니다.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몸이 긴장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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