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계 질환

만성방광염 · 간질성방광염

1반복되는 방광염, 균이 없는 방광염

이 페이지로 오시는 분들은 두 갈래입니다. 첫말부터 다르거든요.

한 갈래는 만성방광염. "항생제 먹으면 사흘이면 가라앉는데, 한 달도 못 가서 또 그래요." 소변 검사를 하면 균이 또 나옵니다. 일 년에 서너 번씩 반복되다 보니 이제 항생제 이름을 외우고 계십니다.

다른 갈래는 간질성방광염. "소변이 차면 아랫배가 아프고, 비우면 잠깐만 편해요." 검사를 하면 균도 없고 염증도 없다고 합니다. "예민하신 편이네요"라는 말만 듣고 돌아오셨을 겁니다.

두 분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방광이라는 그릇은 검사에서 멀쩡한데 아프다는 겁니다. 그릇이 아니라 경보기가 울리고 있는 겁니다.

2왜 자꾸 되돌아오나

화재경보기는 불이 났을 때만 울려야 합니다. 방광도 마찬가지입니다. 건강한 방광에도 균은 들어옵니다. 다만 소리 없이 씻어 내보내고 끝이죠. 경보기가 예민해진 방광은 다릅니다. 작은 균 몇 마리에도 불이 난 것처럼 크게 울립니다. 그 경보기가 자율신경입니다. 몸이 알아서 켜고 끄는 신경이고요.

소변에 균이 있으면 항생제가 맞습니다. 한약은 균을 죽이지 못합니다. 다만 끊으면 되돌아오는 분은 얘기가 다릅니다. 균이 유난히 센 게 아닙니다. 방광이 균을 견디지 못하는 몸이 된 겁니다. 경보기가 예민해져 있으니 다음 균이 조금만 들어와도 또 크게 울리는 거고요.

균이 없는데 아픈 분은 소변이 차는 것만으로 경보가 울리는 경우입니다. 진통제, 방광 안에 넣는 약, 아픈 자리를 지지는 시술은 경보 소리를 줄여 줍니다. 그런데 경보기는 그대로라 몇 달 뒤 같은 자리에서 다시 울립니다.

경보기를 예민하게 만든 건 몸의 긴장입니다. 무리한 다음 날, 잠을 설친 날, 배탈 난 날 어김없이 도지는 이유가 이겁니다. 잠이 얕고, 소화가 안 되고, 어깨가 굳고, 손발이 찬 몸이 경보기를 계속 건드리고 있거든요.

항생제가 안 듣는 게 아닙니다. 항생제가 할 수 있는 일 바깥의 문제가 남은 겁니다.
남들과 똑같이 씻고 똑같이 참는데 나만 되돌아온다면, 경보기를 봐야 합니다.

3증상

  • 배뇨통 — 소변 볼 때 찌릿하고 화끈거립니다. 끝에 요도가 아픈 분도 있습니다
  • 아랫배 통증 — 소변이 차면 아랫배 한가운데가 묵직하게 아프고, 비우면 잠시 편해집니다
  • 잔뇨감 — 방금 봤는데 남은 느낌이 있어 다시 앉습니다. 하루 열 번을 넘겨도 시원하지 않습니다
  • 혈뇨 — 심한 날은 소변 끝에 피가 비칩니다. 이건 반드시 검사부터입니다

4먼저 확인하는 것

이 증상을 내는 병은 방광염 하나가 아닙니다. 비뇨기과 검사를 먼저 받으셔야 합니다.

  • 소변 배양 검사 — 어떤 균인지, 어떤 항생제가 맞는지 확인합니다. 첫 항생제가 균과 안 맞았던 경우도 있습니다
  • 방광 내시경 — 균이 없는데 아프면 방광 안쪽을 직접 봐야 합니다. 간질성방광염 진단은 여기서 나옵니다
  • 요도염·질염 검사 — 배뇨통의 원인이 방광 밖에 있을 수 있습니다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는 병도 있습니다.

과민성방광 아프지 않고 급하고 잦기만 하다면 그쪽입니다. 아픈 게 주면 이 페이지입니다.
방광통증증후군 간질성방광염과 거의 같은 이름입니다. 치료 방향은 같습니다.
음부신경통 앉으면 심해지고 서면 덜한 회음부 통증이라면 신경 쪽을 봐야 합니다.

앓기 시작한 지 3개월이 안 됐다면 비뇨기과 치료가 먼저입니다. 제대로 드시고도 되돌아올 때가 제가 볼 차례입니다.

5치료 방향

항생제가 나빠서 되돌아오는 게 아닙니다. 급성기에는 그 약이 가장 빠릅니다. 다만 끊으면 한 달 안에 되돌아오는 분, 균이 없는데 아픈 분에게는 역할이 거기까지입니다. 더 센 항생제를 찾는 건 순서가 아닙니다.

저는 균을 쫓지 않습니다. 경보기를 예민하게 만든 몸의 긴장을 겨냥합니다. 첫 진료에 1시간을 쓰는 이유가 그겁니다. 언제부터 도졌는지, 무리하면 심해지는지, 잠은, 소화는, 손발은. 그분의 경보기를 누르는 자리가 그 안에 있거든요.

  • 한약 — 균을 죽이는 약이 아니라 균을 견디는 몸을 만드는 약입니다. 처방을 정해 두고 시작하지 않고, 2주마다 통증과 잠과 소화를 듣고 고칩니다. 보약이 아닙니다
  • 침 치료 — 아랫배와 골반 바닥의 굳은 근육을 풀어 통증을 낮춥니다
  • 생활 — 도지게 만드는 날을 함께 찾습니다. 과로, 잠, 술자리, 끼니 거르기 중 그분의 몸에 걸리는 것만 고릅니다

목표는 항생제 이름을 잊는 날, 소변이 차도 아랫배가 조용한 날입니다. 보통 6~8개월을 잡고, 시술을 여러 번 받으셨거나 병이 오래된 분은 더 걸립니다. 기간과 비용은 첫 진료 때 말씀드립니다. 한약으로 어려운 몸이면 그렇게 말씀드립니다.

6자주 묻는 질문

항생제를 먹는 중인데 한약을 같이 먹어도 되나요?
균이 확인된 시기라면 항생제를 끝까지 드시는 게 먼저입니다. 한약은 그 뒤에, 또는 같이 갑니다. 두 약이 겹치지 않게 짓고, 언제 항생제 없이 지내 볼지는 진료 때 정합니다.
소작술과 방광 안에 넣는 치료를 여러 번 받았는데 소용이 있을까요?
그 치료들이 잘못된 게 아닙니다. 경보 소리를 줄이는 쪽이었을 뿐입니다. 여러 번 받고도 되돌아왔다면 경보기가 그대로라는 뜻이고, 그게 제가 보는 자리입니다.
크랜베리, 유산균, 방광 영양제는 도움이 되나요?
드셔서 편하셨다면 계속 드셔도 됩니다. 다만 그걸로 해결됐으면 이 글을 읽고 계시지 않겠죠. 경보기를 고치는 일은 아닙니다.
소변을 오래 참아서 방광염이 생긴 건가요?
참는 습관이 좋을 리는 없습니다. 그런데 같은 사무실에서 같이 참는 동료는 멀쩡하죠. 참아서 생긴 게 아니라, 경보기가 예민해진 몸이라 조금 참은 것에도 크게 반응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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